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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전통문화 모방한 대가는 질곡(桎梏)이었다.

정충모 2023-01-13 0

외국, 전통문화 모방한 대가는 질곡(桎梏)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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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다는 ‘설상가상’의 고사성어가 어찌 이리도 절묘하단 말인가! 이태원 해밀톤 사고가 아직도 뇌리에서 남아 있는데 지난주에는 영등포 발 무궁화호가 궤도를 이탈해서 35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 숨 돌릴 사이 없이 연이어 사고가 나는 걸 보니, 우려하던 인류의 종말이 부활하는 것 같아, 섬뜩하다.


이번 이태원 사건을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한민국에 문화행사는 여러 곳에서 한다. 한강 둔치에도 있고, 홍대 앞 넓은 거리도 있고. 동숭동 대학로도 있고, 저 유명한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도 있다. 그런데 왜 하필. 이태원 해밀턴 좁은 공간에서 하다, 대형사고 당했는지 모르겠다. 


물론 주최 측의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그곳으로 했겠지만, 기왕에 차렸으면, 국민들을 위해 미리 홍보하여 만전(萬全)을 가했어야 하는데, 무조건 의욕만 앞세워 분별없이 서두르다가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자초해서, ‘원더풀 코리아’ 위상을 세계만방에 전파할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자고로 우리나라는 성인군자(聖人君子)의 나라다. 조상을 섬기고 예의범절도 깍듯하다. 그래서 우리 고유의 전통 풍속도 많은 것이다. 


정월 초하루 구정에는 한 살 더 먹는 뜻에서 떡국을 먹고, 웃어른을 찾아 세배를 드리고, 5월에는 ‘단오절’을 맞이해 그네를 뛰고. 팔월 추석에는 송편을 만들어 먹으며, 달을 바라보며 ‘강강술래’도 하고, 시월 상달엔 그해 농사지은 것을 시루떡으로 만들어 온 동내에 나누어 먹고,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조상님들과 나누어 먹고, 정월 대보름날은 쥐불놀이와, 한해의 무병장수을 빌며, 더위를 팔고, 특히 귀신 닭날(할러윈데이 같은 풍속)은 일찍 자면 눈썹이 쉰다고, 사주(四柱) 책을 펴놓고 밤새도록 윷가락을 던지며 그해에 신수(身數)를 보기도 했다. 


이 좋은 우리 전통 문화행사가 있음에도 애써 외국 전통문화를 행사하다 많은 인명피해를 내어 실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태원 사건과 같은 대형 사건은 과거에도 많았다. 1960년 1월 26일 서울역에는 추석 명절 세우려 고향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평소보다 3배가량 많은 인파가 열차표를 예매하느라 북적거렸다. 서울역발 목포행 호남선 601편 완행열차를 타기 위해서였다. 


열차가 먼저 출발할 것을 우려한 탑승객들은 개찰구에서 무리하게 뛰어나가 먼저 타려고 폭이 좁은 계단으로 몰려들면서 승객 한 명이 쓰러지자, 연이어 많은 승객이 밀려 넘어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70명이 부상을 입었다.


1971년 12월 24일, 한순간에 112여 명의 인명을 앗아간 ‘대연각’ 호텔 화재 사건 역시 대형 사고였다. 당시 나는 신세계 백화점 2층 제일은행 본점에서 근무했다. ‘동명전자’ 주식회사에 근무하면서 은행 수동 전화 교환 전화기 보수를 하는 담당자였다. 


크리스마스이브를 밤새 흥청거리던, 난, 속 쓰림과 시장기를 채우기 위해 퇴계로 골목을 기웃거리고 있을 때였다 ‘대연각’ 호텔에서 시커먼 불기둥이 치솟는 것을 목격했다. 불길은 삽시간에 희뿌연 연기를 뿜으며 옥상으로 번졌다. 


졸지에 화재를 만난 투숙객들은 창문마다 손을 허우적거리며 살려 달라 필사의 손짓을 했다. 생사기로의 처절한 손짓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점점 불길이 심해지자 극도로 불안을 느낀 투숙객들은 ‘매트리스’ 하나만 달랑 껴안고 15~20층에서 낙하하지만, 생존자는 하나도 없었다. 꽁꽁 얼어붙은 얼음 바닥에 퍽퍽 떨어지는 인체는 선혈이 낭자해 보는 이로 하여금 몸서리를 치게 했다. 그 충격으로 나는 여러 날을 악몽으로 시달렸고, 통근차를 타고 그 앞을 지날 때마다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이 엄습해와 습관적으로 명복을 빌었다. 


요즘 연이은 자연재해로 나라 전체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데, 정작 국민을 지켜야 할 위정자들은 네 탓, 내 탓으로 책임을 전가만 하고 있다. 정녕 그대들이 나라를 생각한다면 그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미련 없이 떠나시라~ 그것이 나라를 위한길이니까~


거두절미(去頭截尾)하고 이 사건에 관련된 용산 경찰청, 구청장은, 응분의 처벌받아야 하고, 지자체 행안부. 서울시장은 관리 소홀히 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더욱이 민중의 지팡이 경찰의 늦은 대응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일벌백계(一罰百戒)를 밭아도 그대들에겐 하나도 부족하지 않다.


‘명복을 빈다. 애도의 뜻을 전한다. 유감스럽다.’ 달콤한 그 말들은 식상 돼서 실물만 난다. “입 다물 (섰던 마우스)고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앞에 거적때기를 깔고, 머리를 깎고 진정 고뇌하는 마음으로 삼일 동만, 석고대죄하시라 그것이 진정한 명복이고, 이번 참사에 희생된 꽃같이 산 하한 어린 영혼들이 한을 풀어주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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