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무게
바람은
서로의 무게를 느끼지 않는다
그것은 서로가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서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지만
그것은 서로가
서로를 다독이며 보듬다가
하나가 되어
땅과 하늘 사이를
누비며 흘러가기 위함이다
우리는 왜
조그만 무게에도
견디지 못하는 것일까
바람만도 못해
진지한 척 숨겨 감춰 온 무게가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바람보다 더한 거짓말로
바람을 앞에 두고 서있다
그렇기에 혼돈이란
가벼이 날아오를 수가 없는 것
한 번도 제대로 흔들지를 못했으니
까닭 없이 사랑한다거나
안개나 구름이기를 꿈꾸지 말아야 한다
말하자면
홀로 날아오르려는 무게중심은
먼 곳으로 떠나가야 하는
바람의 무게를 붙잡을 수 없었으니
견디지 못하면
흘러가지도 못하는 것,
출렁이는 그의 곁에서
서로의 무게를 느끼지 않을 때까지
마냥 새벽을 기다리고 있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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